하이로보틱스, 복잡해지는 車 애프터마켓 물류에 ‘G2P’ 제시
차량 노후화와 기술 고도화를 배경으로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Auto Care Association과 MEMA Aftermarket Suppliers가 발표한 전망에 따르면 미국 경량차 애프터마켓은 올해 전년 대비 5.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운행 차량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정비·부품 교체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차량 기술의 고도화로 정비 영역이 복잡해지는 점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변화는 애프터마켓 물류 시장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진다. 부품별 수요와 회전율은 제각각이지만 출고 빈도가 낮은 품목도 필요한 시점에 공급할 수 있도록 보유해야 한다. 결국 많은 품목을 보관하면서 주문이 발생하면 필요한 부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셈이다.
물류로봇 기업 하이로보틱스(HAI Robotics)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자동화 방식으로 G2P(Goods-to-Person)를 제시하고 있다. 작업자가 부품을 찾아 이동하는 대신 필요한 부품이 작업자에게 전달되는 방식으로, 다품종 재고의 보관과 피킹을 시스템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부품은 많은데 주문은 제각각…‘찾는 물류’가 과제
애프터마켓 물류의 어려움은 재고의 다양성과 실제 주문 특성 사이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다양한 차량 모델과 사양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SKU를 관리해야 하지만 모든 부품이 같은 빈도로 출고되는 것은 아니다. 회전율이 낮은 품목도 정비나 수리 수요가 발생하면 공급할 수 있도록 재고를 유지해야 하고, 주문이 들어온 이후에는 필요한 부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출고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은 작업자가 직접 재고를 찾아가는 기존 Person-to-Goods 방식에서 운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문이 여러 SKU에 분산될수록 작업자가 각 보관 위치를 오가는 시간이 늘어나고, 외형이 비슷하거나 부품번호가 복잡한 품목은 피킹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G2P는 이 과정을 반대로 전환한다. 작업자가 상품을 찾아 이동하는 대신 로봇이나 자동화설비가 필요한 상품을 피킹 스테이션까지 가져온다. 작업자의 이동을 줄이고 재고 위치와 피킹 과정을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자동화된 보관과 재고관리를 결합하면 수직 공간을 활용해 많은 SKU를 고밀도로 보관하면서 고정된 작업대에서 연속적으로 피킹할 수 있다. 모듈형 시스템은 물동량 변화에 맞춰 처리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프터마켓 물류는 단순히 처리량이 많은 것이 아니라 많은 종류의 부품 가운데 필요한 품목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야 한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G2P는 작업자의 이동을 줄이면서 보관과 피킹을 시스템화할 수 있어 다품종 재고를 운영하는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품이 작업자에게’…하이로보틱스는 어떻게 구현했나
그렇다면 다품종 부품을 작업자에게 가져오는 구조는 실제 물류센터에서 어떻게 구현될까. 하이로보틱스는 물류센터의 구조와 보관밀도, 운영 높이, 처리량 등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G2P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재고와 작업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까지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하이로보틱스가 제시하는 G2P 솔루션은 ‘HaiPick System 3(HPS3)’와 ‘HaiPick Climb(HPC)’으로 나뉜다. HPS3는 다양한 크기의 상품을 처리하는 데에, HPC는 높은 보관밀도와 처리효율이 요구되는 환경에 각각 초점을 맞춘다.
HPS3는 ACR(Autonomous Case-handling Mobile Robot)과 고속 AMR, 소프트웨어 플랫폼 ‘HaiQ’, 다기능 워크스테이션으로 구성된다.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하는 두 종류의 로봇이 협업해 케이스 단위 처리와 개별 상품 피킹을 지원한다. 서로 다른 크기의 상품 및 컨테이너를 같은 보관공간에서 관리할 수 있어 크기와 포장 형태가 다양한 애프터마켓 재고에도 대응할 수 있다.
또한 HPC는 고밀도 보관과 높은 처리효율이 필요한 환경에 적합한 솔루션이다. 12m 높이 랙에서 토트를 직접 인출, 요청된 토트를 이르면 2분 이내에 전달한다. 높은 랙의 재고까지 자동으로 접근할 수 있어 수직 공간을 활용하면서 빠른 재고 인출을 지원하는 구조다.
두 솔루션의 운영에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HaiQ가 활용된다. HaiQ는 재고와 보관 위치, 물류센터 내 작업 흐름을 중앙에서 관리하고 부품 특성과 재고 상태, 회전율, 운영 수요 등을 고려해 보관 위치를 동적으로 배정한다. 수요 변화에 따라 재고 배치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간혹 긴급 수리 주문이 발생하면 작업 우선순위를 조정해 해당 주문을 먼저 처리할 수도 있다. 실시간 재고 동기화와 시스템 기반 피킹 안내를 통해 작업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복잡한 부품번호나 외형이 유사한 품목을 다루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피킹 가능성을 낮추는 방식이다.
하이로보틱스 관계자는 “하이로보틱스가 제시하는 G2P는 단순히 로봇이 부품을 운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보관과 이송은 로봇으로, 재고 배치와 작업 순서는 소프트웨어로 관리해 부품이 작업자에게 도달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국내 현장 적용해보니…피킹 생산성 2.5배
G2P의 효과는 실제 자동차 서비스 부품 물류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하이로보틱스는 국내 자동차 애프터서비스 물류센터에 HaiPick System 3를 구축해 서비스 부품의 보관과 피킹을 자동화했다.
하이로보틱스에 따르면 시스템 도입 이후 해당 센터의 피킹 생산성은 기존 대비 약 2.5배 수준으로 향상됐다. 재고 정확도도 개선됐으며 잘못된 부품이 출고되는 사례 역시 크게 줄었다.
이러한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애프터마켓에서 물류의 결과가 물류센터 내부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정비에 필요한 부품의 공급이 늦거나 잘못된 품목이 출고되면 수리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피킹과 출고 과정의 시간과 오류를 줄이면 필요한 부품을 서비스 현장에 적시에 공급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하이로보틱스 관계자는 “하이로보틱스는 향후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 관리해야 할 부품이 다양해지고 인력과 공간의 제약이 커질수록 G2P의 활용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국내 적용을 시작으로 다품종 재고 관리와 신속한 부품 출고가 요구되는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 G2P 적용 사례가 얼마나 확대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